Abstract

낙태는 인류역사 이래로 가장 오래된 생명윤리 주제 중 하나였으며 암묵적으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과 생식을 통제하는 방법으로써 기능해 왔다. 본 논문은 지금까지의 낙태와 피임에 대한 접근이 다분히 일면적 ― 윤리적ㆍ종교적ㆍ법률적 ― 접근이었음을 지적하고, 맥락적ㆍ통합적ㆍ총체적 ― 경제적ㆍ정치적ㆍ인구통계학적ㆍ종교적ㆍ성적ㆍ사회 문화적 맥락 ― 으로 접근하여 낙태문제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목적이 있다.이를 위해 우선 낙태논의의 역사적 발전과정 ―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정치경제적 이슈였던 낙태와 피임문제가 중세와 기독교 교회 중심의 종교적ㆍ윤리적 이슈로, 그리고 현대에 들어서 낙태문제가 권리 이론으로 발전하는데 영향을 준 페미니즘과 공리주의 ― 에 대해 살피고 있다. 또한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케이스 즉, 성과 생식에 대한 억압적 정책으로 대표되는 군국주의 일본의 출생증강정책과, 자유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낙태가 불법화되는 과정 ― 사회윤리적ㆍ정치적ㆍ종교적 요인 ― 을 통해서 낙태문제에 관한 일면적 접근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은폐 또는 악화시키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