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헤어의 아크라시아에 관한 전기 입장을 살펴보면, 진실한 도덕 판단에 이르는 한, 아크라시아 현상은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헤어의 아크라시아에 관한 전기 입장은 언어 논리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현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도덕적 갈등, 죄책감, 후회와 같은 일상의 경험을 설명하는 데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와 달리 헤어의 아크라시아에 관한 후기 입장은 인간학적 한계를 고려하여 현실의 인간을 설명함으로써 아크라시아 문제에 관해 좀 더 설득력 있는 논의를 펼친다. 헤어의 아크라시아에 관한 후기 입장은 도덕적 사유의 두 수준 이론을 통해, 아크라시아에 관한 논의를 2가지 관점에서 분석하여 아크라시아 문제를 바라본다. 즉, 비판적 수준의 도덕적 사유를 하게 되면 아크라시아 현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따르게 되지만, 직관적 수준의 도덕적 사유를 하게 되면 아크라시아 현상은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헤어의 아크라시아 논의가 타당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실험윤리학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그 한계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비판적 수준의 도덕적 사유의 측면에서 바라본 아크라시아 문제에 관한 검토는 도덕주의자가 현실적으로 존재 가능성 유무와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실험윤리학적으로 검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직관적 수준의 도덕적 사유의 측면에서 바라본 아크라시아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vmPFC 손상 환자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헤어의 아크라시아 문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험 과학적 증거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헤어의 아크라시아 문제에 관한 논의는 더 많은 경험 과학적 증거를 통해 학문적 실효성이 검증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제한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실험윤리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철저히 검토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