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직(直)사상은 유가철학의 종지요 심법이며 지결이라 일컬어진다. 『주역』에서 ‘경이직내’라 하였고, 공자는 『논어』에서 인간의 태어남은 직이라 하였다. 맹자도 호연지기를 직으로써 기른다고 하였다. 정명도는 천지사이에 정정당당한 직이라 하였으며, 주자는 성현이 상전한 심법은 직 한 글자라 하여 유언으로 남겼다. 조선의 유학자 가운데 구봉 송익필은 제자인 김장생에게 「김은자직백설」의 글을 주면서 직에 대해 전승하고 있다. 이러한 직은 기호유학의 송시열, 권상하, 윤봉구, 김원행, 박윤원, 홍직필, 전우 등 근대 기호유학자들에게까지 사승(師承)되어 전해지고 있다. 고려 말부터 조선의 유학자들이 직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역』과 『심경』에 대한 설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고찰한 바, 구봉 송익필로부터 기호유학으로 전승되고 있는 직사상은, 공·맹·정·주의 직사상을 온전히 담고 있으면서도, 이름, 호, 자, 서재명 등에 직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붙여서 상전(相傳)하고 있다. 이런 특징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 학문의 요체를 상전하는 학문적 수수(授受)방식이라 할 수 있으며, 특수한 전승(傳承)방식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조선유학자들 가운데 공·맹·정·주의 직사상의 맥은 구봉 송익필이 계승하고 있으며, 또한 그를 비롯하여 기호유학에서 학문적 특수성을 지닌 전승방식을 지니면서 근대 기호유학자들에게까지 사승(師承)되어져 온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봉의 직사상에 대한 기호유학에서의 학문적 위상 정립과, 한국유학사상사에서의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