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에서는 漢代의 세계관에서 經學과 讖緯의 관계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참위의 사상은 黃老學과 天人感應說의 기조 속에서 음양오행의 원리를 활용하여 儒家의 경전을 해석한 특수한 형태의 經學에 속한다. 그 대표적인 책이 『역위』이다. 『역위』에서는 『주역』의 象數易學的 특징인 取象運數의 방식을 활용하여 宇宙의 도식을 그려내었다. 우주는 元氣의 원천으로부터 氣化의 작용으로 흘러가는 세계의 실재를 시공간성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주의 도식은 元氣의 본원과 太易의 범주에 입각하여 세계의 태동과 삼라만상이 생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표상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太易, 太初, 太始, 太素의 四太說로 설명된다. 이 일련의 과정은 取象의 방식에 따라 運數의 원리를 활용하여 천지의 개벽과 그 현상을 상징한다. 천지의 틀은 우주의 일부분으로서 시간의 제한성과 공간의 한계성을 지닌 세상의 경계이다. 천지의 개벽은 시간의 연속성에 따라 공간의 통일성을 이루고 공간의 통일성 속에서 시간의 연속성이 진행되는 과정이다. 우주의 본원으로부터 만물이 생성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수1의 형식은 분화의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은 1의 數가 발용의 기점이 된다. 1의 수는 실체가 존재하는 상태나 형식을 가리킨다. 1과 2는 서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3의 조화로 통일된다. 3의 조화란 3 전체에서 1이 본체가 되고 1의 본체에 2의 기능이 포함되어있다. 그러므로 천지의 시공간적 개벽에는 삶의 旅程에서 앞서 존재하는 경험적 축적을 통해 형성된 인간의식이 담겨있다. 이는 象과 數의 매체를 통해 세계에 대한 앞선 공통적 경험을 나타내는 先驗主義的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역위』의 太易元氣觀에는 유한의 세계에서 무한의 우주를 직관적으로 체험하는 삶의 命運이 투영되어 있다. 여기에는 생명력이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우주 전체의 시공간적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 가치화와 가치의 공동체화가 통합되는 인간의식의 차원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