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조선 말기에 활동했던 易學者 李元龜의 사상에 대해서는 實學으로 보는 견해, 朱子學의 계승이라는 평가, 그리고 道學과 實學이 종합되어있다는 여러 평가가 교착되어있는 상태이다. 그의 太極陰陽論이나 理氣論에서 사용하고 있는 개념범주들은 성리학의 것과 모순되거나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性理學의 기본개념전제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 토대위에서 그의 易學 체계를 수립한다. 그는 성리학적 개념들을 다시 역학적인 개념으로 환원시켜 설명하고, 역학의 數理를 빌려 人倫과 産業이라는 經世論으로 논의를 심화확대하고 있다. 역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9와 6이란 음양의 數理를 통해 음양의 상호 존중과 인륜산업의 조화와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는 가치론적으로 음양을 차별하던 기존의 음양론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는 수리를 강조하면서 義理를 경시하지 않았고, 象數學 전통과 義理學 전통을 겸한 독창적인 수리사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원구 역학은 宋代 數理論 중심의 理學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송대 理學이 주로 형이상학적인 측면에 한정해서 象數를 논의했던 것과는 달리, 人事 중심의 인간학적인 문제로까지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