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1255년 파리대학교 인문학부의 정식 교과로 채택되었던, 『원인론』은 31개의 비교적 간결한 명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제 1원인과 그에 뒤따른 것과의 관계, 특히 제 1원인에 뒤따른 것들의 제 1원인에 의한 위계질서, 그리고 그에 뒤따른 것들의 제 1원인에 의한 현존과 작용, 그에 뒤따른 것에 대한 제 1원인의 지속적 영향력 행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인론』은 일과 다, 영원과 시간, 부동자와 운동자, 원인과 결과, 전체와 부분, 존재, 정신, 영혼, 물체 세계 등에 대한 형이상학적 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원인론』은 프로클로스의 『신학요강』에 의존하고 있다. 이교도인 프로클로스는 그리스도교에 적대적인 인물이다. 그는 전통적인 그리스 신들을 헤나데스(henades)라는 개념으로 변환시켜, 최고 단계의 다양한 완전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원인론』은 프로클로스의 『신학요강』의 유출 이론뿐만 아니라, 신적 계시로부터 비롯된 창조론도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원인론』은 『신학요강』에서 헤나데스 개념으로 바꾸어진 그리스 신들 대신, 계시에 바탕을 두는 일원론을 수용하고 있다. 물론 제 1원인은 인격신으로 주장되고 있지는 않다. 이 글 목적은 프로클로스의 『신학요강』을 잣대로 『원인론』을 재해석·재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우선 M. 에크하르트가 인용하고 있는 『원인론』의 명제들에 국한하여 이러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독일어 설교에서 『원인론』의 명제 1-4, 5, 15, 20, 21, 23을 인용하고 있다. 라틴어 저작에서는 『원인론』의 명제 1-6, 8, 9, 11, 12, 14-17, 19-21, 31 등을 인용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글은 M. 에크하르트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위한 준비 작업이기도 하다. 이 글의 몸통은 ① 『원인론』의 명제 1, 2와 M. 에크하르트, ② 『원인론』의 명제 3, 4와 M. 에크하르트, ③ 『원인론』의 명제 5, 21, 20과 M. 에크하르트, ④ 『원인론』의 명제 30, 31과 M. 에크하르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