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홍범연의(洪範衍義)』는 조선 시대의 성리학자인 존재(存齋) 이휘일(李徽逸, 1619-1672)과 갈암(葛庵) 이현일(李玄逸, 1627-1704) 두 형제가 65글자로 서술되어 있는 『서경(書經)』『홍범(洪範)』편의 구주(九疇)에 해설을 붙인 책으로 28권 13책 총 446,765자의 거대한 분량이다. 홍범구주(洪範九疇)는 조선 성리학에서 정치철학적 규범으로 조선의 학자들이 평생을 바쳐 천착한 주제이다. 이러한 홍범구주에 해설을 붙인『홍범연의』는 조선 시대 영남학파의 지적 사유의 결정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홍범연의』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경세(經世), 경학(經學), 상업(商業), 전제(田制), 점복(占卜), 제사(祭祀), 제왕학(帝王學) 관련 내용만 부각되고, 황극(皇極) 관련 연구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는『홍범연의』의 넓고 심오한 가치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홍범연의』가 홍범구주를 다루고 있고, 그 중심에는 ‘황극’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홍범연의』의 의의와 그 가치를 충분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황극에 대한 연구를 필연적으로 거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먼저『홍범연의』에서 ‘황극’이라는 개념을 어떤 의미로 정의하였는지 살펴보고, 다음으로『홍범연의』가 왜 황극을 경세(經世)의 시발점으로 삼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 다음으로『홍범연의』가 황극의 확립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또 어째서 그것을 경세의 토대로 간주하는지를 규명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홍범연의』가 황극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도는 무엇인지 또 그것이 지향하고 있는 경세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구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