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 한원진의 기불용사(氣不用事) 개념 연구

THE JOURNAL OF KOREAN PHILOSOPHICAL HISTORY 64 (64):81-1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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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남당 한원진(南塘 韓元震)은 기의 용사(用事)라는 평이한 용어를 심의 미발(未發)과 이발(已發)을 구분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개념화하였다. 필자는 이로 인해서 남당이 성삼층설(性三層說)이라는 성에 대한 독자적 이론을 구축하는데 두 가지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첫째로 기호학파(畿湖學派)의 핵심적인 학자인 율곡(栗谷) 초년(初年)의 이론이 지니는 모순점을 해결하면서 만년(晩年)의 이론으로 귀결시켰다는 것이다. 율곡은 우계(牛溪)와의 논변 중에서 ‘인심(人心)은 기가 용사한 것이고, 도심(道心)은 기가 용사하지 않은 것’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이것은 인심은 전부 악이 되거나 도심은 기 없이 발동하는 것이 되는 논리적인 결함을 지녔다. 남당은 율곡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기용사(氣用事)는 이발, 기불용사(氣不用事)는 미발로 분속시켰다. 남당은 율곡 초년설에서 인심과 도심을 구분하는 기불용사의 의미를 비판하면서, 결과적으로 율곡 만년설의 이발/미발을 구분하는 기미용사(氣未用事)의 용법으로 귀결시켰다. 둘째로 남당은 심성론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된 기의 ‘용사’ 용어를 개념화했는데, 이로써 그 의미를 ‘심이 발동하여 조작하고 운용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으로 인해서 ‘용사’는 심의 발동 여부만을 독립적으로 표현하게 되면서 기가 용사하지 않은 미발의 상태에서도 기가 발동 가능태로써 자리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게 되었다. 남당의 ‘기 용사/불용사’는 심의 미발/이발 문제에서 나아가 본연지성/기질지성의 논의에서도 그 영향을 미쳤다. 매봉 최징후와 외암 이간과 같은 학자들은 남당과 논쟁 초기에 ‘본연지성은 미발에서, 기질지성은 이발에서 논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하였다. 남당은 이것은 ‘성발위정(性發爲情)’에 위배되어 마치 본연지성이 발동하여 기질지성이 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고, 매봉과 외암은 후설에서 남당에게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당은 미발이 기불용사의 상태일지라도 심이 작용하지 않았을 뿐 기가 존재하지 않은 것이 아니므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성은 기질과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기질(因氣質)적인 사고방식은 그의 독자적인 학설인 성삼층(性三層)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남당은 일반적인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이분법적 구조와 다르게 초형기(超形氣), 인기질(因氣質), 잡기질(雜氣質)이라는 세 가지 층으로 성을 구분한다. 이 가운데 인기질(因氣質)은 성의 명칭이 기질에 의해 특정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어서 주장한 남당의 핵심 개념이다. 남당은 인기질의 성을 통해서 사람과 사물이 부여받은 성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학설을 발표한 것이다. 필자의 연구는 첫째로 ‘기불용사’에 대한 조선 성리학자들의 상이한 인식이 남당으로 인해서 하나로 귀결될 수 있었음을 밝혔으며, 둘째로 남당의 ‘기불용사’ 개념이 그의 심성론에서 인기질적 사유의 토대가 되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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