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초기불교의 음식에 대한 관점과 그 윤리적 성격을 분석하여 도덕교육적 의미를 탐구한 것이다. 초기불교는 세상의 기원을 음식과 결부시키고 있는데, 음식으로 인하여 분별과 차별, 탐욕과 갈애, 거짓말과 악행이 발생하였다고 본다. 또한 먹는 음식에 더하여 접촉·의도·의식의 네 가지 음식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음식으로 음식을 통제하는’ 독특한 윤리관을 보여준다. 초기불교 수행자들은 인간의 괴로움의 원인인 탐욕과 갈애의 근원이 음식에 있다고 보아 음식의 절제와 제어를 통한 음식수행을 무엇보다 중시하였다. 초기불교의 음식관에서 찾을 수 있는 윤리성은, 첫째, 음식을 연기의 출발로 중시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출발로 연기의 고리가 시작되어 무명(無明)으로까지 이르기 때문에 번뇌를 소멸하여 해탈하기 위한 수행에서 음식에 대한 제어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 둘째, 음식의 맛과 양에 대한 제어를 통하여 탐욕을 절제하는 노력을 기울여 인간다운 먹음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이는 오늘날 자본주의 음식생활에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셋째, 합리적 중도주의 태도로, 생존을 위한 음식의 필요성을 수용하면서도 탐닉하거나 끌려 다니지 않는 절제된 자세를 강조였으며 이러한 음식 수용의 자세는 대승불교에 이르러 시대와 문화에 따라 불교 정신을 유지하면서 문화에 적합하게 수용하여 왔다. 그럼에도 도덕교육적 관점에서 한계를 살펴보면, 첫째로 지나치게 출가자 중심이라는 것, 둘째로 음식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는 점, 셋째는 음식과 관련하여 사회공동체 관점의 공업(共業) 의식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식을 중시하여 음식에 대한 엄격한 절제와 제어를 강조한 윤리적 자세는 오늘날 자본주의 음식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