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종교란 신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하나의 사건 속에서 궁극적 실재를 향한 의미의 추구라 할 때, 인간학적 관점에서의 종교성이란 신명(神明)을 향한 인간의 두려움과 경건함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점서서(占筮書)로서의 『주역(周易)』은 신에게 청명(請命)하는 우주적 소통의 과정에서 기원하는 만큼, 사유체계의 심연에는 원초의 종교적 정서가 자리한다고 할 것이다. 이것의 현현이 곧 신성과의 배면(拜面)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외경(畏敬)의 정서로, 이러한 외경은 『주역(周易)』이 목도하는 삶의 현상이자, 『주역(周易)』이 인간의 심연을 조명하는 궁극의 깊이로서, 역도(易道)의 중심에서 외연을 관류하는 보편의 정서로 자리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종교적 원천으로서의 외경이 신성에서 인문으로의 질적인 비약을 이룬 역사적 경계 속에서 어떠한 변화의 양상을 나타냈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주역(周易)』의 기층 정서로서의 자연종교성이 어떻게 윤리종교성으로 용해되었는지를 사유할 수 있는 중추적인 계기가 되어 준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역전(易傳)』이 추구하는 인문적 강령 속에서, 두려움과 경건함이 어떻게 역도의 사유체계에서 윤리적으로 작용하는지를 추적하여 보았다. 그랬을 때 두려움은 ①역도를 바탕 하는 보편의 정서로 용해되어 ②인간을 각성케 하는 윤리적 동인으로서 역도의 원리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두려움에서 연속하는 경건함은 ③역도가 제시하는 가치론적 근원이 되어 ④인간을 윤리적으로 추동하는 실천의 강령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외경은 역도의 상부구조로서의 가치의 중심과 하부구조로서의 일상의 내칙을 관류하는 하나의 흐름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