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나옹은 여말·선초의 불교사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관련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나옹에게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회암사에서의 오도에 관해서는 이렇다할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였다. 나옹의 회암사 오도가 연구될 수 없었던 이유는 관련된 1차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옹이 회암사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실은, 나옹이 지눌과 같은 고려 조계종 안에서 배출된 걸출한 선사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본고는 나옹의 회암사 오도를, 오도와 관련된 전후내용을 통해 고찰해서 나옹의 오도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한 것이다. 나옹의 회암사 오도직전 확인되는 了然禪師와의 문답은, 나옹이 추구한 불교가 禪을 바탕으로 하는 本來面目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해준다. 또 나옹은 회암사 오도 직후에 大都 法源寺의 指空을 만나 入房 法擧量을 하게 된다. 이는 나옹의 지견을 알 수 있는, 확보 가능한 가장 밀접하고 명확한 자료이다. 이를 통해서 두 가지의 특징을 파악해 볼 수가 있다. 첫째는 본래면목의 항상함과 완전함을 전제로 하는 일상에 대한 긍정이다. 본래면목에 대한 추구는 요연과의 문답을 통해서도 인지 받아 볼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나옹의 문제의식과 오도를 통한 해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받아 보게 된다. 둘째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즉각적인 行動主義이다. 이는 作用是性에 입각한 全体作用의 관점에서 이해해 볼 수 있는 부분으로, 나옹이 동시대의 어떤 선사보다도 純禪적이며 南宗禪의 정신을 잘 이해한 인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