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나옹은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麗末·鮮初를 대표하는 고승이다. 이 시기는 중국의 元·明교체와, 사상적으로는 新儒敎가 불교를 대체하는 때이다. 이로 인하여 매우 복잡한 양상들이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옹과 관련된 연구는 무려 1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BR 그러나 이러한 많은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나옹이 고려불교의 실질적인 1인자로 등장하는 계기가 되는 功夫選의 ‘三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독립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옹삼구는 ‘①入門句 → ②當門句 → ③門裏句’라는 간결한 구조로만 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파악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여기에는 공부선의 유일한 합격자인 混修의 답변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접근이 가능하다.BR 이를 통해서 파악되는 나옹삼구의 선사상적인 특징은, 一句에서는 ‘中道의 적절성’을 二句에서는 ‘중도를 넘어선 평등’의 인식이 파악된다. 그리고 마지막 三句에서는 ‘本來面目의 자각을 통한 皆眞의 遍滿性’이 목도된다. 이렇게 종합된 나옹의 선사상은, 南宗禪의 특징인 역설과 부정을 통한 돈오의 강조보다도 본래면목의 遍滿에 의한 全體肯定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가 있다.BR 나옹삼구는 나옹이 제시한 機關이라는 점에서, 나옹 선사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확보한다. 특히 이것이 功夫選場에서 판단근거로 사용하기 위해서, 나옹이 특별히 고심하여 도출된 문제라는 점은 삼구에 내포된 가치를 분명히 한다. 그러므로 나옹의 선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있어서, 나옹삼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충분한 연구의의를 확보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