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정역』은 19세기 김일부 선생에 의해서 저술된 철학서이다. 『정역』의 핵심적 내용은 하도‧낙서의 변화원리를 통한 금화교역과 선후천변화원리라고 할 수 있다. 본 고에서는 『정역』에서의 금화교역과 선후천변화원리에 대한 역 철학적인 함의를 논명하기 위해서 먼저, 하도⋅낙서와 역수에 대하여 살펴보고, 다음으로 『주역』에서의 선후천과 『정역』의 금화교역과 선후천변화원리의 역 철학적 함의를 구명하고자 한다. 『주역』에서는 천시天時를 기준의 성인지도의 가각여부를 선후천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역』에서는 하도낙서의 금화교역을 통한 선후천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정역』에서의 역수의 의미는 무엇인가? 본래 역수의 개념은 『서경』 「대우모」편과 『논어』 「요왈」편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이지만 역수에 관해 체계적인 언급을 한 것은 『정역』이라 할 수 있다. 『정역』의 서문인 「대역서」에서 “역은 역(책력(冊曆))이니, 역(책력(冊曆))이 없으면 성인(聖人)도 없고, 성인이 없으면 역도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도낙서와 역수는 어떤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역수의 표상체계가 하도·낙서이다. 왜냐하면 하도·낙서에 나타난 수리는 역수의 논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역』과는 달리 『정역』에서는 하도낙서의 금화자리가 교역함으로써 선후천변화가 이루어짐을 설명하고 있다. 즉 금화가 교역하니 천지비의 세상은 가고, 지천태의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즉 현실세계인 낙서에서 미래의 이상세계인 하도세상으로 변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역』에서는 삼백육십일의 세계를 후천세계로 규정하고 있다. 금화(오행의 금(金)과 화(火))가 교역하여 영원히 불변하는 삼백육십일의 완전한 세상을 이루는 근거를 두고 있다. 본 연구논문에서는 금화교역을 통한 선후천변화원리에 관한 역학적인 함의를 구명하기 위해서 하도⋅낙서와 역수원리, 금화교역과 선후천변화원리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주역』에서는 천도의 주체적 자각을 통해서 후천을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정역』에서는 금화교역을 통해서 대립과 갈등의 낙서세계를 극복하고 상생과 소통의 하도세상으로 선후천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셋째, 『정역』에서 후천의 세계란 일 년 일수가 삼백육십일의 세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선후천이란 『주역』에서는 천시天時를 기준으로 한 성인지도聖人之道의 자각을 통해서 내 마음속에서 후천을 열어간다는 의미이요, 『정역』에서는 내면적인 자각과 더불어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후천세계를 밝히고 있다는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