程頤의 정치참여의식에서 도덕의 위상 -- 『程氏易傳』을 중심으로

THE JOURNAL OF ASIAN PHILOSOPHY IN KOREA 32 (32):291-316 (2009)
  Copy   BIBTEX

Abstract

유가사상에 대한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선입견은 너무 이상적이어서 현실성이 없고 심지어 고리타분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인식이 과거에도 여전했다는 것이다. 유자들이 仁義의 정치를 논할 때 거의 모든 현실정치가들은 그것이 ‘迂遠’하다고 지적한다. ‘도덕주의’라고 명명할 수 있는 유가의 정치사상이 아름답다고는 할 수 있을지언정 진정 현실에 안착할 수 없는 이상주의란 말인가? 대표적인 도학자인 程頤는 황제와 더불어 사대부가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북송대 지식계의 ‘共治天下’의 이념 하에, 황제는 사대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대부에게 정치를 위임하고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황제의 자의적 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이성과 합리를 담지한 것이 바로 사대부 계층이기 때문이다. 정이는 이성과 합리를 침탈하는 정치현실의 부조리로서 개혁해야 할 대상을 크게 세 가지로 보았다. 황제, 소인, 그리고 자신의 이기적 욕망이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은 私欲과 私意에서 출발한 자의성의 소산이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衆論尊重과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소통과 수렴 그리고 점진적 개혁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 대안들의 바탕에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中正 즉 균형과 조화라는 덕목이 전제한다. 정치의 주체는 이러한 덕목을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소통과 수렴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정치사상의 요체이다. 따라서 정이 정치사상의 전제인 도덕은 현실을 이끌어가는 강령이자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과정과 원칙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대를 포용하자는 것이 정이를 비롯한 유학의 메시지라면, 이것은 결코 새로운 것도 신비한 그 무엇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기에, 무슨 ‘대안’일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오래된 상식일 뿐이다. 그것은 현실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Other Versions

No versions found

Links

PhilArchive



    Upload a copy of this work     Papers currently archived: 101,636

External links

Setup an account with your affiliations in order to access resources via your University's proxy server

Through your library

Similar books and articles

Confucius’s thought of Ren and recovery of empathy ability. 박승현 - 2017 - 동서철학연구(Dong Seo Cheol Hak Yeon Gu; Studies in Philosophy East-West) 84 (84):45-64.
韓愈의 哲學思想에 관한 硏究. 김경순 - 2012 - 동서철학연구(Dong Seo Cheol Hak Yeon Gu; Studies in Philosophy East-West) 64 (64):203-225.
Nammyeong Jo-Sik's Practical Social Reformism. 이미림 - 2013 - THE JOURNAL OF KOREAN PHILOSOPHICAL HISTORY 39 (39):29-52.
Wittgenstein and Mauthner’s Critique of Language. 박정식 - 2018 - Journal of the New Korean Philosophical Association 93:107-126.
『주역본의』의 성리적 성격에 관한 연구. 주광호 - 2015 - THE JOURNAL OF ASIAN PHILOSOPHY IN KOREA 43 (43):143-169.
An Approach to Ethical Guidelines of Autonomous Vehicle. 변순용 - 2017 - Journal of Ethics: The Korean Association of Ethics 1 (112):199-216.
Professional Ethics in terms of Confucianism. 김형석 - 2014 - Journal of Eastern Philosophy 80 (80):7-34.
Learning of Mind on Toegye's Philosophy. 이치억 - 2015 - Journal of Eastern Philosophy 81 (81):209-234.
순자의 심미의식 고찰 - 예론을 중심으로 -. 심현섭 - 2012 - Journal of Eastern Philosophy 69 (69):219-243.

Analytics

Added to PP
2023-02-28

Downloads
4 (#1,806,247)

6 months
4 (#1,263,115)

Historical graph of downloads
How can I increase my downloads?

Citations of this work

No citations found.

Add more citations

References found in this work

No references found.

Add more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