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왕양명의 사구교 사상을 둘러싸고 진행된 후학들의 논쟁을 한국유학, 특히 한국양명학의 영역으로까지 확대해 보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중국에서의 양명 후학의 분화 과정과 그 특징을 면밀하게 밝혀주고, 이를 바탕으로 하곡의 철학사상을 사구교와 관련하여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하곡학의 심학적 특성을 새롭게 밝혀보고자 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양명의 사구교 사상은 「대학문」과 더불어 『대학』에 대한 그의 만년 정견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왕양명은 주자의 『대학』 해석을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그에 대한 새로운 해석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왕양명의 『대학』에 대한 탐구와 재해석은 그의 학문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구교는 「대학문」과 더불어 양명의 전반적인 사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사구교가 왕양명 철학의 진수를 담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양명후학들의 이해의 차이로 인하여 양명학이 분화되는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왕양명의 사구교에 대한 정제두의 견해를 살펴봄으로써 정제두 학문의 특성을 규명하려 한다. 하곡의 사상 가운데 양명학은 어떠한 위치에 있으며, 특히 양명 후학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사구교를 둘러싼 논쟁을 보라보는 하곡의 입장은 어떠한지 등등 사구교에 대한 하곡의 생각을 더듬어보고자 한다. 이는 중국양명학과의 비교, 특히 양명의 사구교 사상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왕문 후학의 논쟁 내용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사구교에 대한 하곡 자신의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곡의 사구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밝혀지고 나아가 이를 토대로 중국 양명 후학들의 사구교에 대한 입장과 비교 연구를 진행한다면 중국양명학과 다른 한국양명학의 특성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