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에서는 도가 계열에 속하는 열자의 감정 수양론에서 제시하는 정서적 평정심과 행복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느낌과 인지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첫째, 열자의 감정 수양론은 인간 감정이 무위자연의 천기(天機) 혹은 자연의 이치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도가적 관점을 전제로 하여 전개된다. 천기와 이상적으로 감응해 정서적 평안 상태에 도달한 사람을 가리켜 지인, 진인, 신인이라고 부른다. 한편 천기에 어긋나는 유위적 요인들에 의해 정서적 혼란이 발생한다. 열자는 유위적 요인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무심(無心), 심허(心虛), 심재(心齋) 등과 같은 해체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둘째, 열자의 감응론은 감각기관이 외물에 얼마나 조화롭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정서적 혼란과 안정 상태를 구별한다는 점에서 신체에서 활성화되는 느낌의 적절성을 중시한다. 천기는 귀, 눈, 코, 입, 피부 등과 같은 감각기관(所)을 감각기관이도록 만드는(所以) 발생론적 근원이라는 점에서 신체적 느낌의 적절성을 판별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바꾸어 말하면 적절성을 얻지 못한 과불급 상태의 신체적 느낌은 자연의 이치에 상응하지 못함으로써 생겨난다. 셋째, 열자의 감정 수양론은 미혹된 인지(惑)가 정서적 혼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이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인지와 감정 간 긴밀한 연계성을 가정한다. 미혹된 인지란 어떤 사물이나 사태에 대한 잘못된 견해나 믿음을 가리킨다. 열자는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인지에 대해 잊음(忘), 알지 못함(不知), 앎이 없음(無知) 등과 같은 해체적 메타 인지를 구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의 실질(實)과 자신의 운명(命)에 대해 제대로 통찰함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얻고자 한다. 넷째, 열자는 참된 인지에 기초한 긍정적 감정의 실현을 통해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양주」편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쾌락주의적 행복론은 열자철학이 도가 계열에 속하면서도 장자나 노자의 사상과 구별되는 특성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