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현재의 첨단 디지털 기술(인터넷, 데이터공학, 인공지능)과 마주한 우리의 실존적·정치적 상황을 마르틴 하이데거의 기술에 대한 중요한 성찰에 비추어 살펴본 것이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기술은 바로 현시대의 디지털 기술이며, 따라서 하이데거에 대한 참조는 부분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세기 중반 하이데거가 경험했던 산업 생산 기술과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기술은 서로 같지 않으며, 그의 기술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그것도 결코 같을 수 없다. 따라서 설사 하이데거를 따라가면서 기술에 대해 묻는다 할지라도, 이 논문에서 몇몇 관점들을 우리 스스로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이데거 시대의 기술과 현시대의 기술 사이에, 또한 하이데거의 기술에 대한 입장과 우리의 그것 사이에 공통점이 없다고 결코 말할 수 없으며, 그렇기에 이 논문에서 하이데거와 그의 시대의 기술로 거슬러 올라가보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하이데거의 기술에 대한 사유를 참조하면서 또한 살펴보고자 했던 것은, 기술, 느낌과 언어의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