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묵경』에 산재된 인식 이론들을 분류한 뒤 그것이 지닌 특징과 의의를 규명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고찰하였다. 『묵경』은 인식을 인간이 지닌 기능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의 감각 기관을 통하여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그것이 곧 인식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식 주체가 지닌 ‘심(心)’의 변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묵경』에서는 ‘문(聞)’, ‘설(說)’, ‘친(親)’세 가지로 나누어 인식의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문’, ‘설’, ‘친’의 세 가지 인식의 형태 중 ‘친’은 모든 인식의 가장 직접적이고 최종적인 인식의 단계이며 ‘문’, ‘설’로써 형성되는 인식에 비해 우선시 되고 강조된다. 『묵경』에 의하면 인식이란 인간이 지닌 사유 작용을 통해 ‘대상을 찾아’, ‘대상과 접촉하며’, ‘대상을 관찰’하는 세 가지 단계를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단계는 반복 순환되며 우리의 인식 체계는 이러한 단계를 거쳐 지속적으로 진보해 왔다고 본다. 또한 인식에 도달하기 위해 『묵경』은 몇 가지의 원칙을 제시한다. 이들 원칙은 『묵경』이 자연 현상에 대해 얼마나 치밀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는지를 반증하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묵경』에 내재된 인식 이론은 상호 연계성을 지닌 이론 체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론은 묵가가 현실세계 속에서 생산에 참여하거나 혹은 다른 학파와 논변을 진행하는 과정 등에서 유효적절하게 운영되었다. 특히 『묵경』의 인식 이론은 고대 자연 과학 사상에 대해서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