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의 주된 목적은 체험주의의 시각에서 주희의 심성론에 대한 경험적 재해석의 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것이다. 주희의 심성론은 형이상학적 체계인 리기론을 근거해서 우주 본체론적 차원에서 인간의 존재, 본성, 인식, 가치 등의 문제를 확립하고 설명한다. 그런데 주희 성리학의 주축을 이루는 리기론이 은유적 구조물로서 이론적 요청의 산물이라는 것은 이러한 리기론을 바탕으로 이론적 구성을 하는 주희의 심성론에 대한 철학적 재반성과 더불어 인지적 차원에서의 새로운 해명을 제기한다. 체험주의는 최근 수십 년간의 인지과학의 탐구 성과들을 토대로 형성된, 인간의 신체화된 경험의 구조에 대해 더 포괄적이고 적절한 해명을 시도하는 철학적 시각이다. 이러한 체험주의 은유 이론에 따르면 모든 철학적 개념들과 이론들은 대부분 은유와 통속 이론들의 특수한 결합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그 이론들 또한 이러한 은유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그 은유적 구조화는 파편적인 특성이 있으며, 따라서 이렇게 만들어진 은유적 구조물은 객관성 또는 확실성이 없다. 체험주의 시각에서 볼 때 주희의 심성론은 일종의 평범한 통속 이론과 다양한 은유들의 다발들로 통합된 은유적 구조물이며, 특히 그것은 주희 성리학과 도덕 이론의 구축을 위한 이론적 요청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심성론은 또한 형이상학적 특질 때문에 경험과학적 탐구 결과들과 상충하는 여러 가지 이론 남점들을 안고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결코 인지과학의 경험적 발견에 합치하는 “경험적으로 책임 있는” 철학 이론이 아니다. 요컨대 주희 심성론에 대한 체험주의적 해명은 우리에게 그 이론적 본성에 대한 반성적 통찰을 통해 그것의 체계적 정합성과 경험적 타당성을 평가하며, 나아가 구성적인 이론화 과정에서 ‘몸의 철학’의 확장적 논의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