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현대의 환경위기는 단순히 자원이 고갈되고 자연이 오염되는 수준을 넘어 생태계 전체가 파괴되고 모든 생명체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는 수준에 들어섰다. 그래서 종(種)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과학기술문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만 한다. 후설(E. Husserl)의 선험적 현상학, 특히 그가 해명한 ‘생활세계’(life-world)의 구조와 의의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새로운 환경철학으로서 ‘생태-현상학’(eco-phenomenology)의 지평을 명백하게 열어준다. 첫째, ‘주체-객체-상관관계’의 지향적 분석은 인간(주체)과 자연(객체)을 분리하고 자연을 자원으로만 간주하는 편협하고 왜곡된 이원론, 생태계 전체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인간중심적 개체론의 한계를 실질적으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문화와 환경의 부단한 상호작용에 주목한 선험적 현상학은 실증적 과학기술문명에 결코 적대적이 아니라, 객관적 자연과학이 망각한 의미기반이자 정당성의 권리원천인 생활세계를 복원함으로써 참된 실증주의를 완성하려 하기 때문이다. 셋째, 현상학적 방법은 철저한 태도변경이 본질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그 근거와 과정 그리고 이 태도변경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인간성의 자기책임은 미래세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확장되어야 할 이유를 매우 상세하게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