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프로디코스는 자신의 『시기들』이라는 글에서 인간이라면 마땅히 취해야 하는 인간적 삶의 방향을 제안한다. 그 글 안에서 아레테와 카키아라는 두 신적인 존재가 등장하여 헤라클레스에게 각각 자신이 제안하는 삶의 길을 따르라고 요청한다. 아레테가 제안하는 길은 노고 및 땀으로 이루어진 삶인 반면, 카키아가 제안하는 길은 즐거움과 함께 하는 쉬운 삶이며, 둘 모두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길을 통해 행복(eudaimonia)에 이르리라 약속한다. 그리고 헤라클레스는 아레테의 길을 선택한다. 이러한 내용으로 인해 프로디코스의『시기들』은 인간의 자제력(enkrateia)을 중요시하며, 이를 통해 탁월함(덕)에 이를 수 있다는 인본주의적 성격을 담고 있다고 이해되어 왔다. 전통적 신관과는 달리, 프로디코스는 인간의 생존에 유익함을 보장하는 것들을, 예를 들어 음식과 음료 그리고 해와 달 등을, 신으로 강조하는 논의를 펼쳤다고 전해진다. 이와 함께 그는 ‘용어의 옳음’(orthoepeia)이라 알려진 언어론적 입장 또한 고수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의 언어론에 따를 경우, 가령 ‘플레그마’(phlegma: 점액)는 본성상 그 의미가 ‘페플레크타이’(pephlechthai: 끓는)인 대상에 부응하고 그 대상으로부터 어원의 형태가 일관되기에 옳다는 논의처럼, 각 용어는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과 의미에서 본성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용어 자체의 형태에서도 일관성이 갖추어진 경우에만 옳다. 이와 같은 프로디코스의 신론적 및 언어론적 입장을 고려할 경우, 두 신적인 존재가 행복으로서의 ‘즐거움’을 다루는 『시기들』에 담지된 인본주의적 성격은 인간 한정적 유익함으로서의 탁월함 완수가 곧 결과론적 즐거움으로서의 행복이라는 내용으로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