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체코의 철학자 얀 파토치카(Jan Patočka)의 유럽에 대한 생각을 분석하고 검토한다. 그는 유럽의 정신적 토대를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형성된 ‘영혼 돌보기’의 개념에서 찾는다. 유럽에 대한 그의 생각은 여러 저서에서 발견되지만, 여기서 우리는 특히 『플라톤과 유럽』을 중심으로, 『역사철학에 관한 비정통적 시론』중에서 「유럽과 19세기 말까지 유럽의 유산」을 함께 분석한다.BR 우리는 영혼 돌보기라는 주제를 소크라테스(혹은, 플라톤) 철학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파토치카에 따르면, 이 주제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 파토치카의 안내를 받아 이 영혼 돌보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유럽의 정신적 토대가 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BR 영혼 돌보기의 의미는 그것이 등장하는 배경과 맥락, 겨냥하는 목표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복합적 성격을 지닌다. 영혼 돌보기는 모든 것이 쇠락을 향하는 가운데, 인간 자신의 쇠락, 사멸성에 맞서 그것과 거리를 둠으로써 유한한 인간의 자유를 확립하려는 시도이다. 그것은 또한, 진리에 따라 살고자 하는 삶의 기획이며, 그러한 삶을 보호할 수 있는 정의로운 공동체를 세우는 운동이다. 영혼 돌보기는 인간의 영혼이 될 수 있는 최선의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그래서 불멸에 이르려 (준비)하는 방법이며 실천이다. 결국 영혼 돌보기는 자신을 진리에 따라 형성하려는 일생의 과업이며, 그 실천이며, 인간으로서 가장 훌륭하게 존재하려는 의지와 그 실행이다. 즉, “사유와 삶의 일생에 걸친 정신적 실천”이다.BR 파토치카에 따르면, 유럽은 영혼 돌보기로부터 발생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또한 유럽의 역사는 “우리가 영혼 돌보기라고 부르는 온상으로부터” 이해될 수 있다는 주장에 이어, 역사란 곧 유럽 역사이며, 유럽 이외의 문명에서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필연적으로 유럽중심주의의 문제를 불러온다. 우리는 글의 말미에서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