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그동안 소홀히 다루어졌던 마르크스 사상의 생태학적 측면에 주목해 그의 자연관과 물질대사론이 지닌 생태학적 함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마르크스의 생태론이 오늘날 생태 위기의 시대에 어떠한 의미와 통찰력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다. 최근 연구 성과(J. B. 포스터, K. 사이토 등)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기술의 진보와 생산력을 무비판적으로 찬양했다는 기존의 해석과는 달리, 자연과 환경 악화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켰으며, 생태적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제기한 탁월한 사상가이다. 그는 당시에 오늘날처럼 심각한 생태 위기의 현상을 목격하지 못했지만, 자연 자원의 고갈과 생태계에 가해지는 과부하 등의 생태 문제를 염려하고 그 해결책으로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비판하며 새로운 사회체제를 제시하였다. 특히 그의 초기에 전개된 인간과 자연의 변증법과 후기의 물질대사론을 통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대사 과정에 균열을 가져온다고 주장하면서, 양자의 균열을 극복하고 물질대사의 합리적 조절과 관리를 위해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촉구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모순인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수단의 국유화에 의한 사회주의 실현이라는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의 관점보다 후기 저서에서 본격적 적용된 ‘물질대사’의 관점이 더 중요하며,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온전한 물질대사 회복과 도시-농촌 대립의 극복이 가능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본주의의 주요 모순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구에서 등한시되었던 물질대사 균열과 그 극복의 논의로서 마르크스의 생태론은 오늘날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