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코로나-19 시국에 호명되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표어는 코로나 이전의 시기를 정상성의 범주로 규정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으로 현 사태를 보면, 코로나라는 문명사적 파국은 블랙스완의 비유처럼 예측하지 못한 우발적 사건이 된다. 하지만 아도르노는 정상성의 문화가 자연과 동물에 대한 절대적 폭력에 기초해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정상성은 죽음인데, 그 이유는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잘못된 사회가 타자화시킨 것들에 대한 지배에 기초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간의 기대수명은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사회적 주체성, 그 사회적 생명은 그러한 기대수명에 부합하는가? 100세를 산다 한들, 개인이 사회 속에서 자유하지 못하면, 그러한 건강성은 병든 건강성일 뿐이다. 평범한 일상의 회복이라는 표어가 범람하는 요즘, 아도르노와 함께 이 사태를 해석할 때, 우리는 정상성이야말로 죽음이고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시대의 질병이라는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글의 목적은 아도르노와 함께 건강성의 모순을 해독하여 정상성의 문화를 사회적 병리의 관점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지성·과학기술·동물지배에 대한 아도르노의 성찰을 경유하여, 오늘날 개인이 경험하는 고통은 평범한 일상의 정상성 속에 있는 죽음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주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