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신유학의 계보를 제시한 기존 학설 중 현재 연구자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리학(理學)⋅심학(心學)⋅기학(氣學)’으로 학파를 크게 구분한 3파설이다. 이 연구에서는, 신유학 3파의 이름이 어떤 오해와 문제를 불러일으키는지 확인하고, 대안을 모색하였다. 신유학 3파설에서는 리⋅심⋅기 등 특정 개념을 중심으로 각 학파에 이름을 붙였으며, 이 개념들이 각 학파가 세계를 설명하는 데에 근본이 된다고 봄으로써, 존재론 또는 이기론의 측면에서 학파의 단면을 포착하려 했다. 반면 필자는 단일한 개념보다는 각 학파의 주장을 담은 핵심 명제를, 특히 이기론보다는 심성론의 명제를 반영하여 3파의 이름을 붙인다면, 여러 학파의 이론적 특징과 차이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 점에서 조선 말의 유학자 이진상(李震相; 1818∼1886)의 통찰을 원용하여, ‘리학⋅심학⋅기학’을 각각 ‘심리기학(心理氣學)⋅심리학(心理學)⋅심기학(心氣學)’이라고 부르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