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공간은, 최소한 동아시아적 사유, 노장철학의 각도에서 볼 때, 존재와 생성에 관계한다. 자칫 ‘공간’이란 메워야 할 틈새와 같은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이런 판에 박힌 인식에서 벗어나는 역설적 전환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적 공간 사유와 달리, 서구 고대 사유에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공간은 사물의 점유 장소, 경계선 정도이다. 그들에게 공간은 결코 존재론적이지 않다. 한편 과학자 뉴턴 시기에 절대공간이 상정되고 아이슈타인에 이르면 그 상대성에 주목하게 된다. 현대에 르페브르나 푸코에 이르러 공간의 문제는 크게 대두되었는데, 이들이 주목한 것은 사회 공간 또는 관계적 공간이다. 사물의 존재를 결정짓는 근원적이고도 본질적이며 잠재성이나 가능성을 가지면서 대상과 관계하는 공간은 아니었다. 공간은 존재론적으로 근원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와 같은 관계의 장에서 생성된다. 그것은 자연적이어서 오늘을 사는 인간에게 당면한 생태, 환경 차원에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성이나 역동성을 갖고 있다. 이 논문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특히 신자유주의나 근대성 합리성에 왜곡되거나 매몰된 공간을 또한 성찰하면서 그 대안 찾기를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