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도덕 심리학은 인간의 도덕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학문 분야로, 오늘날의 도덕 심리학은 학문 융합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러한 분야에서의 논쟁에서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는 도덕이 생래적인지의 여부다. 하우저(M. Hauser)는 이러한 논쟁에서 도덕 능력이 생래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그는 촘스키의 언어학을 끌어와 우리에게 언어 능력이 생래적으로 주어졌듯이 도덕 능력 또한 생래적으로 주어졌다고 주장한다. 도덕에서의 '원리와 매개 변항 모델'(the Principles and Parameters Model)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모델에 따르면 우리는 생래적인 도덕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능력의 보이지 않는 조정을 받아 즉각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된다. 하우저는 이러한 모델을 뒷받침하기 위해 활차의 딜레마와 도덕에서의 자극 부족 논변 등을 제시하는데, 그의 입장은 언어학과의 유비가 적절한지, 생래적인 도덕 능력이 무엇인지 등 여러 방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다. 한편 이러한 모델이 우리의 도덕적 특성을 적절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프린츠(J. Prinz)는 도덕 능력의 생래성을 부정하고, 스리파다(C. Sripada)는 생래적 경향성 모델을 제시하는데, 이들 또한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논의들 중에서 어떤 입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지는 앞으로 여러 학문 분야의 학자들이 공조해서 파악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