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인정이 이데올로기로 작동할 때, 호네트가 주장하듯이 인정투쟁의 결과가 항상 사회의 도덕적 진보를 가져온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데올로기적인 사회적 인정질서 안에서, 상호주관적 인정관계를 확장시키기 위한 인정투쟁이 역설적으로 또 다른 배제의 영역을 생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은 없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논문에서는 배제의 영역을 생산해내지 않는 방식으로 상호주관적 인정관계의 확장을 꾀하기 위해서는 현대의 사회적 관계를 포괄할 수 있도록 상호주관적 인정관계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BR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 먼저 이데올로기적 인정질서 안에서 규범이 어떻게 작동하며 그 효과는 무엇인지를 버틀러의 수행성 개념으로 설명한다. 다음으로 헤겔 『정신현상학』의 ‘불행한 의식’에 대한 버틀러의 논의를 통해, 근대적 주체개념과 연관된 상호주관적 인정관계는 육체라는 타자를 배제함으로써 구성될 수 있었던 관계임을 밝힐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약성(Vulnerability)개념을 중심으로 상호주관적 인정관계를 재구성할 때, 또 다른 배제의 영역을 생산하지 않는 방식으로 상호주관적 인정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