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중도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현대프랑스철학자 프랑수아 라뤼엘의 비-철학을 동양 사유의 한 전통인 중도의 사유방식 및 논리와 함께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살핀다. 이 과정에서 비-철학이 공성(空性)으로 볼 수 있는 내재적 실재로서 일원적 일자의 철저한 내재성으로부터 사유한다는 점과 동시에 일원적 일자의 내재성은 초월성과 내재성이 혼재된 차이의 철학의 전체적이거나 초월적 혹은 초월론적인 성질의 내재성과 그 결을 달리한다는 점을 밝힌다. 다음으로, 일자의 내재성으로부터 보는 일심, 즉 일원적 관점이 갖는 일원적 이원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라뤼엘의 일원적 관점은 필자의 ‘일원적 중도의 관점’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검토한다. 일원적 관점은 실제로 비일자와 비-일자를 일원적 일자로 일원화시켜 보기엔 적합하지만 그들의 일원적 이원성, 즉 비-관계적 관계와 그들의 특이성을 함께 살피기 위해서 반드시 일원적 중도의 관점의 동반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비-철학적 사유로서 일원적 중도의 관점은 절대적 초월로의 위험이 있는 동양의 공(空)사상에 대한 집착의 태도에, 그리고 초월성과 내재성이 혼합되어 있는 차이에 대한 사유로서 해체론 시대의 철학에 철학의 종말이라는 형이상학적 허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미래 철학으로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 위한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