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장자철학에서 부각되는 만물 소통의 遊와 ‘재미’를 중심으로 하는 호이징하(Johan Huizinga)의 놀이이론을 비교하여 두 사유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을 위해서 필자는 놀이이론의 몰입과 진지, 정신의 내용을 장자철학에 대입시켜 그 사유구조의 유사성과 차이성을 모색한다. 이것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각기 다른 문화구조 속에 놓여 있는 유희정신에 대한 사유(방식)의 차이성을 고찰하기 위한 과정인 동시에 동아시아 사회, 문화(사유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서구의 문화이론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있는 현사회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근대산업사회의 출현과 더불어 놀이에 대한 연구는 놀이를 인간의 사회화 과정을 돕거나 일의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의 측면에서 접근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새로운 직업군으로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직업문화의 형성은 놀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이해를 요청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놀이는 현대인의 생활문화를 추동시키는 새로운 원동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 문화의 측면에서 새로운 화두로 제시되고 있는 놀이는 근대의 산업사회가 만들어낸 삶의 양식, 즉 일과 놀이의 경계를 허물고 일상의 공간 속에서 일과 놀이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주체를 요구한다. 이점에서 필자는 호이징하(Johan Huizinga)의 놀이 이론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재미’와 장자철학의 遊를 비교하여 두 개념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밝힌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장자철학에서 心이 가지는 의미와 지위를 살펴본다. 이것은 곧 장자철학에서 나타나고 있는 遊와 心, 그리고 遊心의 의미는 서양의 놀이정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재미로 단순히 치환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과정이다. 또한 이것은 동아시아 사회, 문화구조의 심층에 놓여 있는 특수한 사유방식(구조)을 살펴보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