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의 목적은 흄과 맹자, 칸트의 철학에서 도덕성의 근거를 밝히는 것이다. 흄은 이성과 감정의 역할을 구분한다. 이성의 활동은 인식과 관련되는 반면에, 도덕 행위에 관해서는 무력하다고 주장한다. 행위는 의지, 감정, 욕망 등의 작용에 의해서 유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성은 행위를 유발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즉 흄은 도덕성의 근원을 이성이 아니라, 의지, 감정, 욕망이라고 한다. 도덕적 행위는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에, 추상적 관념들의 관계, 그리고 사실의 문제를 다루는 이성은 도덕적 행위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서, 칸트는 도덕의 문제는 감정과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칸트는 도덕을 실천 이성과 의지의 문제로 간주한다. 칸트는 도덕을 감정,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도덕성은 이론 이성의 인식 능력의 문제와는 구분되는 실천이성의 욕망 능력의 문제라고 한다. 도덕성은 자유의 문제이며, 자유는 자연계의 인과성을 넘어서는 도덕 법칙의 토대가 된다. 맹자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측은지심의 도덕성이 드러나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측은지심의 감정은 도덕성의 근거가 아니라 도덕성의 실마리이다. 도덕성은 인간 본성인 인의예지의 사덕에 근거한다. 사덕은 선천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성품이다. 맹자는 밖으로 드러난 도덕 감정을 단순한 경험적 감정이 아니라, 선한 본성에 근거한 도덕 감정이라고 주장한다. 맹자의 측은지심은 구체적 경험을 통해서 밖으로 드러나지만, 도덕심은 선천적 본성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맹자의 도덕 감정은 흄의 도덕 감정과 구별된다. 도덕 감정에 근거한 맹자의 도덕성은 경험적 감정을 부정하는 칸트의 도덕성과도 구별된다. 칸트는 사물의 촉발로부터 생겨나는 감정, 욕망, 동정심, 경향성 등은 도덕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칸트는 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의 감정만을 선천적 감정으로, 도덕 행위의 동기로 인정한다. 이처럼 맹자는 선천성과 경험성을 조화하는 도덕론을 제시한다. 인간은 매순간 사물과 접촉하면서 욕망을 일으킨다. 칸트와 맹자는 선천적 본성 또는 이성에 따른 행위를 강조한다. 이런 행위만이 도덕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선천적 본성의 세계와 경험적 현실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이중성을 지닌 존재이다. 현실과 이상의 이중성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매 순간 갈등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이중성이 인간을 성장시킨다. 경험적 현실 속에서 이상적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이 바로 인간 도덕성의 숭고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