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맹자철학은 중원을 비롯한 고대 중국이 춘추시기에서 전국시기로 접어들면서, 중앙집권적국가의 통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탄생하였다. 전국시대는 국도 중심의 사방(四方) 경계적 질서가 ‘천하’적 국가라는 거대한 틀로 틀짜기를 시도했던 시기인 것이다. 당시 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맹자 역시 중앙집권적 군주의 천하통일을 위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제시한 사상가였다. 그는 정치론, 사회-경제론, 인성론의 방면에서 공문유학을 수정하여 새로운 유학적 체계를 마련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맹자철학의 구조를 앞의 세 방면에서 탐색해 보았다. 그런데 특히 맹자는 과 이라는 두 가지 기제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구조화하였다. 정치 공간에서는 天下ㆍ中華(華夏)라는 동일성과 華/夷ㆍ四海의 안/팍ㆍ중심/변방ㆍ인간/금수’와 같은 배타적 차별성의 개념을 사용하였으며, 인성론의 측면에서는 聖人과의 同類ㆍ性善ㆍ情과 같은 동일성과 性/情/欲이라는 배타적 차별성을, 그리고 사회-경제적 방면에서는 최고의 도덕적인 성인이나 문화적 인물들(역아, 자도, 사광)과의 同類ㆍ同耆ㆍ同美ㆍ同聽이라는 동일성과 군자/야인ㆍ노심자/노력자ㆍ工師/匠人/工人 등과 같은 배타적 차별성의 개념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과 은 표준[正]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표준에 대한 접근도에 따라서 사회적 위계구조를 형성시킨다. 그것은 통치와 교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한 사회적 구조이며, 중앙집권적 권력 국가의 형태와 부합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경우, 맹자의 철학은 공자가 갈파한 ‘同而不和’의 면모를 보여준다. 의 태도는 ‘흡수’와 ‘패권’의 논리이다. 이에 비해 ‘和而不同’의 태도는 ‘자율성의 존중’과 ‘평등한 어울림’을 의미한다. 두 가지 상반되는 태도를 ‘군자/소인’이라는 개체적 관점에서보다는 ‘이상사회’라는 공동체의 관점으로 옮겨 놓을 때, 우리는 맹자철학을 비판적으로 음미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