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두가지 새로운 전제에 입각해 있다. 첫째, 중국 70년의 사회주의 역사는 이제 사회주의 신념보다는 국가경영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둘째, G2로서 중국은 신중화제국의 재구성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는 만큼 변화된 위상에 맞는 질문을 해야 한다. ‘약한 타자’가 아닌 ‘강한 타자’로서 G2 중국에 어울리는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기존의 이데올로기 장막을 걷어내고 체제의 정치적 구조와 새롭게 부활한 21세기의 지정학을 주목해야 중국의 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BR이 글은 ‘중국 지식’을 구성하는 두 가지 뼈대인 중화제국체제(조공체제)와 1949년 이후의 사회주의에 대한 보다 본질적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쓰여졌다. 이 검토를 위해 이 글은 ‘메타서사’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 이유는 이 개념이 중국인의 심리를 지속적으로 지배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배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첫째, 서구제국주의로부터 받은 치욕을 되갚아주기 위해 중국이 150년 동안 힘써온 ‘부강’의 ‘가치’ 추구는 정당하다는 인식이다. 둘째, 중국의 봉건과 서구의 자본주의에 대한 동시극복을 위해 선택한 사회주의 신념이 인민공화국 건립 이후에도 관철되고 있었다는 인식이다. 셋째, ‘평화로운 조공체제’라는 ‘편견’과 이에 근거한 중화제국 체제의 21세기적 재구성은 정당하다는 인식이다. 넷째, 서구 근대의 식민주의가 문명화 담론과 인권을 가지고 비서구사회에 개입해왔다고 보고 이의 대안으로 중국을 내세우는 것은 정당하다는 인식이다. 이 ‘메타서사’를 현재까지 지속하게 해주는 사상적, 심리적 기제는 중화내셔널리즘이다.BR21세기 시진핑 정부의 목표는 다민족 신중화제국의 영광을 조공체제보다 확장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메타서사’의 실현이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중국은 ‘메타서사’에 집착할수록 세계를 설득할만한 소프트파워를 생산할 가능성에서 멀어진다. 신중화제국체제의 재현과 소프트파워의 생산은 반대의 방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제가 성장한다 해도 문화의 최종심급인 정치민주가 요원하다면 비판과 창의는 보장받을 수 없다. 따라서 ‘메타서사’를 근원적 차원에서 성찰하지 않는 한 중국 21세기의 소프트파워의 생산 가능성은 높지 않다. ‘21세기 중국 소프트파워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글은 위와 같은 문제 의식 아래 ‘메타서사’ 추구의 과정 자체가 성찰을 동반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첫째, 20세기 초기 마이너리티 지식인의 사상의 소환을 제안한다. 둘째, G2와 리더국가로서 중국의 밖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의 공공재를 제공하고 중국의 위상에 어울리는 책임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그랬을 때만이 장기적으로 소프트파워의 생산이 가능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실현도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