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중국문화의 사유에 나타난 시공간의 의미를 살펴보고, 그것은 인간의 자리-로컬, 변방, 지방, 지역, 지점, 경계, 경지-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 접근해 보고 그것은 또 다른 여백, 곧 인문학적 공간, 예컨대 심미 공간이나 감동 공간과 관련성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어느 의미에서는 제가(諸家), 특히 유가, 도가 등의 시공 개념, 나아가 과거, 오늘, 미래 또는 인간의 자취를 담는 위치나 장소가 문화와 어떤 맥락을 갖는지 검토함으로써, 로컬리티 인문학에 왜 시간과 장소의 문제가 기초적으로 대두되는지를 다룬 것이다. 중국의 자연관을 볼 때 주어진 지점과 장소의 관철자로서 문화 참여자의 개성과 특수성에 관한 인식은 장자 철학에서 찾을 수 있거니와, 사람이 빠진 시공간의 의미는 거의 본래적으로 논의 되지 않는다. 사람이 맞는 타자로서 우주, 자연, 여백, 허무를 논하지만 그것들은 반드시 사람의 몸과 마음이 머무는 자리일 때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할 수 있다. 중국의 문화에는 전원시이든 그림이든, 아무도 없는 허황해 보이는 어느 언저리에도 사람은 희미하게라도 있다. 그런데 관찰자로서 사람이 어느 때 어느 장소에 놓이느냐에 따라 그 기운은 다르게 존재할 것이다. 이 기운이 지역성, 구역성, 장소성 또는 “로컬리티”라 이름할 수 있는 본질적 특성이다. 본 논문은 시공간의 의의를 연원적으로 살펴보고 그 속에서 위치하는 사람들과 그 관찰자들이 만들어 내는 경계–그것이 문화적, 예술적, 삶의 조건이면서 감동의 공간-가 인문학적 공간일 수 있는가를 시론적으로 접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