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묵자』 문헌에서 하늘(天)은 인격을 가진 윤리적 존재이자, 상·벌의 주재자로 등장한다. 하지만 『묵자』의 모든 편들에서 하늘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며, 하늘이 등장하더라도 상·벌의 주재자로 언급되지 않는 편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앤거스 그레이엄(A. C. Graham, 1919~1991)은 하늘로부터 당위성을 구하던 묵가 사상이 후대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하늘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와타나베 타카시(渡邊卓, 1912~1971)는 후대의 묵가가 사상의 당위성을 구하기 위해 하늘을 도입했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상반되어 보이는 묵가 사상의 변천을 다음의 과정들을 통해 규명한다.BR 첫 번째, 묵가 사상의 변천에 대한 그레이엄과 와타나베의 선행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상반되어 보이는 그레이엄과 와타나베의 주장에서 「겸애 상」, 「비공 상」이 묵가의 가장 초기 문헌이라는 공통적 주장을 찾는다.BR 두 번째, 「겸애 상」, 「비공 상」이 묵가의 가장 초기 문헌이라는 주장을 바탕으로 이익(利)에 대한 묵가의 주장을 구분하여, 묵가 사상은 개인만의 이익 추구를 배격하는 것에서 사회의 이익을 강조하는 것으로 변천했으며, 또 사회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손익 계산을 강조하는 것으로 변천했다고 추정한다.BR 세 번째, 하늘이 등장하는『묵자』 문헌 전반에서 장기적 관점에서의 손익계산을 강조한다는 것에 근거하여 묵가 사상이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 변천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며, 합리적임을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