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유교에서는 경제의 의의를 재화를 획득하여 인간의 욕망 충족을 위해 사용하는 행위의 측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세상을 잘 경영하여 백성을 어려움에서 구제한다(經世濟民)’는 의미에 더 큰 비중을 둔다. 그리고 경제 활동을 윤리적인 문제와 분리하여 독립시키지 않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의리에 바탕을 둔 공익을 추구하며, 도덕적 삶을 근본으로 중시한다. 유교에서 경제는 仁 사상의 하부 구조로 작용한다. 仁은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도덕적 원리이며, 인의예지 본성을 의미한다. 본성에서 곧고 바르게 발현된 마음인 道心은 이해득실에 의해서도 변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이다. 따라서 마음을 닦아 道心에서 일을 처리하면 형제자매간의 天倫의 情과 배우자의 경제적인 독립성을 상처 내지 않고, 仁을 실천하는 근본 중 하나인 형제 자매간의 우애와 배우자의 경제적 독립성이 兩立할 수 있게 된다. 회사 경영진 또한 부모의 마음으로 직원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경조사를 챙기면서 정성을 다하여 회사를 경영한다. 직원 또한 따뜻한 마음으로 경청하고 정성을 다하는 경영진의 자세에 신뢰와 존경심이 생기게 되고, 부모처럼 따르며 더 열심히 회사 발전을 위해 자신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仁의 마음이 몸에 밴 부자 또한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으므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베푸는 삶을 영위하게 된다.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고,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등 6가지 실천을 통해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의 상징이 된 경주 최 부자 집의 六訓, 주변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눈 구례 운조루의 따뜻한 뒤주는 유교의 경제 윤리를 제대로 구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仁 사상의 하부 구조로 작용하고 있는 유교의 경제 윤리는 이익을 중시하고 경제 발전만 고려하여 발생하는 문제점을 치유하고, 따뜻한 경제, 더불어 상생하는 관계를 통해 더욱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시사점으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