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한자어 ‘良心’을 뜻으로 풀어쓰면, 좋을 양(良)과 마음 심(心), 즉 ‘좋은 마음’이다. 따라서 이것은 그 의미상 분명히 긍정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동양사상에서 ‘良心’이라는 단어가 이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이 용어가 가령 독일어 게비쎈(Gewissen)의 번역어로서 적절한지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게비쎈은 라틴어의 콘시엔치아(conscientia)와 그리스어의 쉰에이데시스(συνείδησις)를 번역한 것이다. 이 단어들은 ‘(~와) 함께’라는 ‘con-’, ‘συν-’어미와 ‘안다(知)’라는 뜻을 가진 단어와 결합한 형태이다. 따라서 이 단어들을 축자적(逐字的)으로 번역하면 ‘(~와) 함께 안다=공지(共知)’가 된다.BR 그런데 우리가 이들 단어들을 번역할 때 이들 단어들에게 일정 가치를 부여하여, 예를 들어 ‘선한 良心’, ‘좋은 良心’ 등과 같이 사용할 경우에는 동어반복이 된다. 또한 반대로 ‘악한 良心(=악한 좋은 마음)’, ‘더러운 良心(=더러운 좋은 마음)’ 등과 같이 사용하면 모순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의구심 풀고자 이시까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