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에서는 중등학교 국정 도덕 교과서 7권과 중학교 1학년 검정 도덕 교과서 7종에 실린 동양 윤리 관련 인물을 분석한다. 도덕 교과서 모두에 수록된 동양 윤리 관련 인물들은 한국인 78명, 중국인 24명, 인도인 5명, 일본인 1명, 필리핀인 1명, 베트남인 1명, 중동인 1명이다. 도덕 교과서의 동양 윤리 관련 내용에는 유교 윤리, 불교 윤리, 도교 윤리 등이 다루어지고 있다. 국정과 검정 도덕 교과서 전체에서 유교 윤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인용된 인물은, 이황과 이이를 비롯한 한국인 31, 공자와 맹자를 비롯한 중국인 18명, 그밖에 인도인 1명이다. 불교 윤리를 설명하기 위해 인용된 인물은 한국인 8명을 비롯하여 석가모니와 혜능뿐이다. 도교 윤리를 설명하기 위해 인용된 인물은 노자와 장자이다. 전체적으로 도덕 교과서의 인물 수록은 불균형을 드러낸다. 유교 윤리의 서술에 있어서도 특정 학파의 인물들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도덕 교과서는 수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양적인 측면에서도 편향성을 나타낸다. 이것은 한국이 유교 국가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문화적으로 폐쇄성이 높은 국가임을 보여준다. 도덕 교과서의 인물 선정에 있어서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사람은 제외하라.”는 원칙은 상당히 엄격한 기준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준은 도덕과 교육의 목표 달성을 위하여 이념적 편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도덕 교과서의 동양 윤리 관련 인물들의 분포와 특성에서 드러났듯이 이미 기존의 국정 교과서들이 상당히 편향된 인물 선정의 문제를 안고 있으므로,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역사적 평가가 끝나기를 기다리기보다 서로 상반된 사상과 이념을 가진 인물들을 대비시키거나, 인물 개인이 아니라 사회 조직, 단체, 집단의 차원을 부각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넓은 의미로 볼 때 도덕 교과서도 도덕 교육의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의 하나이다. 도덕 교육에서 도덕적 모델로 작용하는 요소는 많다. 교과서의 인물들이 함께 생활하는 인물들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은 적을지 모르나 도덕과 교육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념적 지역적 인종적 성적인 차별을 해소하는 일이 도덕과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라고 볼 때, 교과서에 수록하는 인물 선정의 원칙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향후 도덕 교과서의 동양 윤리 관련 인물을 선정할 때는 균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정 사상이나 이념, 국가, 성별, 직종 등에 편중되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인물 선정에 있어 균형을 이루어갈 때, 문화적 개방성의 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