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글의 목적은 ‘여성 혐오’를 혐오로 맞서는 미러링의 의미를 살피고, 소위 ‘여성 혐오’ 이후 페미니즘의 주체화 전략을 설명 한다. 미러링은 혐오를 모방하여, ‘여성 혐오’를 혐오하기이다. 여성들이 혐오 발언에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실상 젠더 비대칭의 구조 때문이다. 혐오 발화는 여성을 침묵하게 한다. 하지만 미러링은 여성 혐오를 하는 대상을 혐오함으로써, 젠더의 비대칭적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미러링은 타자의 자리를, 여성에게 타자화를 수행하는 자에게 이동시킨다. 본 글은 이러한 혐오의 모방을 통해 근대적 주체와 다른 새로운 혼종적 주체화가 일어나며, SNS에 기반한 디지털 매체 장치에서 기인한 작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탈식민지 이론가 호미 바바(H. Bhabha)는 모방이 양가성(ambivalence)을 지님을 설명한다. 모방은 동일한 정체성에서 미끄러지고 초과하고 차이를 생산한다. 모방은 지배자의 요구를 따르면서, 이와 동시에 그 요구를 우습게 만드는 ‘엉터리 흉내(mockery)’이다. 따라서, 모방은 전복의 전술로 이용된다. 주체화는 ‘부분적 모방’인 ‘흉내내기(mimicry)’를 통해서 일어난다. 이는 ‘혼종화’를 야기하며, 혼종적(hybrid) 주체성을 생산한다. 혼종적 주체화는 3인칭적 주체를 효과로서 발생시킨다. 이러한 주체화는 매체(media)를 통과하여 일어난다. 매체(media) 장치는 혼종적 주체화를 실행하는데, 이는 익명이자 다수인 집합적 행위자가 사이버 공간에서 더불어 발화하게 만들고 바이러스처럼 발화를 퍼트린다. 혐오를 모방하며 미러링 하는 발화 집합체들은 인터넷 하위문화의 게시판 네트워크 매체를 통해 혼종적 주체화를 실행한 효과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