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보다 나은 상태로 변화 ’와 성장을 의미하는 발전의 개념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차원을 포함하는 가치개입적 개념이다. 흔히 발전은 서구 산업화를 모델로 하는 경제 중심의 개발이라는 협소한 개념으로 축소, 이해되어 왔다. 자본주의 산업화 동력으로 이루어진 개발/발전과정에서 여성들은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했을까?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많이 노동하면서도 더 가난하고, 더 취약한 위치로 추락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들이 돌봄과 가사노동을 생계, 생산 노동과 함께 통합해왔다는 사실은 매우 평범하지만 대단히 중요하다. 어떠한 사회라도 그러한 노동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학이 인간을 합리적-이기적 존재로 규정해 온 것과 달리 인간은 증여라는 행위 없이는 사회 발전이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호모 도난(Homo Donan, 주는 사람) ’이라는 정의가 부각되어야 한다. 이 글은 발전의 개념이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포함하는 새로운 인식론적 틀과 관점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 하에 여성주의 시각에서 대안적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상상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서구/남성/시장/경제 중심의 발전론을 비판하는 여성주의 논의들을 살펴보고, 여성주의적 대안적 발전의 가능성으로 ‘나눔 경제 ’ 개념을 새로운 상상의 인식론적 기반으로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