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새로운 제국의 질서 속에서 한대의 지식인들은 선진시대 이래로 인성론에 대하여 다양한 학파의 관점을 발전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그것에 절충과 조화를 더하기도 했다. 각 학파의 인성론과 관련한 관점을 조화하려고 하는 주요한 의도는 바로 정치적 교화를 위하는 것과 사회의 윤리적 가치질서를 재건하여 견실한 이론적 기초와 숭고한 가치 관념을 제시하는데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대에 비교적 유행했던 인성론 관점은 바로 인성을 세 등분으로 나누는 이른바 성삼품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동중서가 제기한 ‘성인의 본성’ㆍ‘중인의 본성’ㆍ‘필부의 본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동중서는 ‘중인의 본성’을 지닌 사람만이 정부가 시행하는 교육과 교화의 대상이 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왕충의 인성론 역시 이와 같이 인성을 등급별로 분류한다고 하는 견해를 계승하여 인성을 ‘중인이상’ㆍ‘중인’ㆍ‘중인이하’의 세 종류로 구분한다. 또한 그는 이러한 분류 관념에 의거하여 선진시기 이래로 전해져 오는 각종의 인성론을 비판했다. 중국 인성론사에 있어서 선진시기와 송명시기의 연결고리였던 양한시기의 인성론은 학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사상적 측면에서 볼 때도 선진시대와 양한시대의 인성론을 총체적으로 비판 정리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왕충의 인성론에 관하여 본문에서는 선대 학자들의 이론 비판과 인성의 선악문제와 사회적 윤리교화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