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연구는 베르그손의 지속 개념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이 개념은 주관적이고 의식적인 시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으나, 베르그손의 텍스트를 면밀히 독해하면 후설과 마찬가지로 그의 지속은 시간 자체의 구조에 대한 보편적인 철학 이론을 지향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지속 개념이 처음 등장하는 베르그손의 첫 저작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을 살펴보면서 지속 개념이 등장하는 이론적인 논의 배경, 지속 개념 자체의 내용을 차례로 서술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개념은 의식 상태를 양화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비판을 통해 드러나는 공간과 시간의 근본 대립 위에서 제기된다는 점, 따라서 본질적으로 시간적인 의식 상태는 과거가 현재로 연장되어 현재를 구성하는 연속적 통일체라는 점이 밝혀질 것이다. 다음으로, 지속 개념에 함축된 이러한 시간 이해의 철학적 타당성을 검토해보기 위해 우리는 메를로퐁티가 후설의 시간 의식 이론에 기초하여 베르그손에 가하는 비판을 검토해볼 것이다. 이를 통해 베르그손의 지속과 후설의 시간 의식 간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날 뿐 아니라, 베르그손의 시간 이론이 갖는 차별성과 이론적 설득력 또한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