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의 논의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변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추천 알고리즘과 인식적 상황주의(epistemic situationism)의 도전을 다룬다. 빅데이터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러한 변화의 모습 중 무시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인간을 수동적 존재로 만들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내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닌 외부의 추천에 의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모습이 점점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인간이 어떤 성격적 특성을 가졌느냐 보다는 외적인 요소에 의해 인간의 인지적 결정이 이뤄진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은 빅데이터에 의한 변화가 인식적 상황주의를 강화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끈다. 인식적 상황주의에 따르면, 인간의 인지적 과정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적인 덕에 의존하기보다는 외적인 환경의 상황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인식적 상황주의가 옳다면 지적인 덕을 제시하고 추천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덕인식론(virtue epistemology)과 덕윤리(virtue ethics)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도전일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 가운데 본고는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첫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추천 알고리즘의 발전과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밝히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빅데이터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들 중 몇 가지를 다룰 것이다. 빅데이터에 의한 추천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인간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 편견 및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 그러한 추천이 삶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 등을 다룰 것이다. 둘째,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추천 알고리즘의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와 인식적 상황주의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나는 빅데이터에 의한 추천 알고리즘이 가져오는 변화가 인식적 상황주의를 강화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셋째, 인식적 상황주의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적인 덕을 추천하고 추구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인식적 상황주의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지적인 덕을 추천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주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