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보다 뛰어난 기술문명을 누리는 현대인들에게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은 오히려 요원하게 느껴진다. 패스트푸드나 자동판매기에 익숙해져버린 현대인들은 마치 행복도 버튼만 누르면 당장 튀어나오는 캔-커피와 같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로인해 누구나 쉽게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당장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것이 곧 불행이라고 단정하고는 쉽게 실망하고 좌절한다. 그래서 현대인이 겪는 분노와 공허함, 무기력과 우울증, 갈등과 자기포기 등은 더욱더 심각해져 가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의 행복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인간사회 속에 갖가지 문제점들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간파하였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바로 알기만 하면 인간사회 속에 있는 많은 죄악과 모순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고, 자기인식을 철학의 근본과제로 상정하였던 것이다. 인류가 쌓아올린 정신적 가치가 부정되고 있는 현대사회, 즉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은 더욱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는 말한다: “네 자신을 알라!” 네가 무엇을 바라고 네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를 알라. 네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이고 네가 진정 바라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직시하라고 말이다. (shrink)

이 글은 신 문제를 철학적으로 살피고자 하였다. 이미 철학사 안에 꾸준히, 고대로부터 중세를 거쳐 근대 및 현대에 이르기까지 때론 수용적으로 때론 부정적으로 혹은 함축적으로 고찰되어온 신 개념을 개략적으로 살핀 다음, 오늘날 현대철학이 왜 대부분 신 문제를 외면하게 되었는지 진단해보았다. 특히 신 문제를 외면한 현대인과 현대철학이 직면한 문제점도 함께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현대기술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신 문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왜냐하면 현대인이 신 문제를 외면한 것은 신 개념 자체가 안고 있는 모순보다도, 예컨대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인간의 과학-경험적 접근시도의 한계에 (...) 따른 어려움보다도 그와 관계하는 인간에 대한 의미 및 가치의 자기포기처럼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shrink)

오늘날 사람들은 ‘종교 다원주의’라는 표현을 과거보다 훨씬 더 자주 사용한다. 나아가 소위 다원주의(Pluralism)를 표방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좇아서 사람들은 간혹 거리낌 없이 ‘종교 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에 접근하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종교 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은 서로 관련이 깊은 것일까? 본 논문은 일찍부터 종교인들이 시도했던 종교들 간의 일치(ecumenism) 및 대화를 염두에 두고 ‘종교 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사이에 어떤 유사성 혹은 친족성이 발견될 수 있을지 살피려고 한다. 그러나 비록 포스트모더니즘과 ‘종교 다원주의’는 같은 용어, 예컨대 ‘다원주의’를 함께 사용하기에 겉으론 유사해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서로 전혀 다른 길을 걷는 것 같다. (...) 왜냐하면 서로에게는 근본적으로 차별화된 신 혹은 종교에 대한 이해가 바탕하고 있기 때문이다. (shr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