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우담(愚潭) 정시한(丁時翰, 1625∼1707)은 우리나라 유학사에 있어서 영남 주리파의 학통을 계승한 도학자로 알려져 있다. 본고에서는 현재 남아있는 우담의 한시 작품과 문집에 나타나는 문학 관련 기록과 산중일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우담 정시한의 세계관, 곧 주리적 재도적 문학관점이라는 문학관, 내성적 낙천적 인생사유라는 인생관, 청박적 탈속적 산수취미라는 자연관 등을 살펴보았다.첫째, 우담 정시한은 주리적 재도적 문학관점을 지향하였다. 유가의 학문이란 자신의 뜻을 겸손하게 하는 데 있다고 하여 스스로 문기(文氣)를 자랑하고 남을 능멸하는 태도를 경계하였으며, 주리적인 입장에 근거한 도덕적 관념의 시문이 넉넉한 심성과 청아한 정신을 바탕으로 표출되었다. 또한 온후하고 평담하며 소쇄하고 청아한 시세계를 선호하였으며, 실제로 자신의 문장에 있어서는 정밀하고 심찰하는 태도를 보였다. 둘째, 우담 정시한은 내성적 낙천적 인생사유를 확립하였다. 철저하게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주리적이고 명도적인 학문적 입장을 지켰으며, 낙천지명하는 순천적인 도학자의 인생관을 추구하면서 상도(常道)를 궁구하고 의리를 준수하며 천명과 천리를 따르는 순응적인 삶을 보여주었다. 셋째, 우담 정시한은 청박적 탈속적 산수취미를 향유하였다. 속세의 거추장스런 것을 끊어버리고자 시작한 산행에서 자신의 마음에 맞는 곳을 찾아 스스로 즐기는 탈속적인 취미를 체득하였다. 세상 밖의 청아하고 소박한 경치를 감상하면서 가슴 속의 티끌과 어둡고 막힌 것을 씻어내려 하였으며, 청아하고 절묘한 경치를 즐기면서 음영하는 선비의 풍류를 좋아하였으며, 한적하고 그윽한 곳에 은거하면서 청박한 운치를 누리고자 했으며, 누정에 올라 학문을 강마하고 유식(遊息)하는 기쁨을 누리고자 하였다. 이에 우담 정시한은 조선 후기 도학자로서의 건실하고 순정하며 실천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일(遺逸)로서 청아하고 소박한 문학적 세계관을 살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