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소위 글로벌시티에서 시민들은 일상적으로 타자의 다문화적인 삶에 대면하고 있지만 성적 타자에 대한 혐오감은 줄지 않고 있는 듯하다. 특히 최근에 이러한 혐오감은 매춘여성을 향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소수자의 인정을 이야기하는 진보진영이나 시민운동가들도 유독 매춘이라는 성적 수행을 하나의 차이로 인정해야한다는 주장 앞에서는 머뭇거리고 있다. 이에 필자는 무엇보다도 근대 시민에게 부여되었던 이성애 핵가족 중심적 성 규범이 가부장적 공간분할의 규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 규칙에 따라 매춘 여성의 몸이 근대적 도시공간으로부터 추방될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필자는 근대 도시 공간 안에서 여성의 몸은 그것이 위치하는 장소에 따라 어머니와 매춘여성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나 여성의 몸은 기대와 달리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모습으로만 체현되었던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몸은 히스테리를 통해, 매춘여성의 여성의 몸은 장소이동의 전략을 통해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서 가정이라는 특정 공간에 갇혀있던 어머니의 몸과는 달리 매춘여성의 몸은 정해진 장소를 넘어서, 공간의 경계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따라서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할 토대를 갖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나아가 필자는 매춘여성과 같은 성적 타자가 도시 공간에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분법의 도식을 넘어설 필요가 있음을 주장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그로츠와 함께 몸을 살아있는 물질성으로, 공간 가로지르기의 매개 지점으로 재정립할 것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필자는 성적 타자를 인정한다는 것은 그의 “몸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