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祭禮는 禮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아시아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다. 또 『禮記』는 제례의 절차와 의미를 기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례 연구의 중요한 문헌이다. 戰國時代 이후 諸子百家는 통일왕조에 걸맞은 사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을 이루었는데, 儒家 또한 禮制의 강화와 세분화를 통해 국가의 통치체제를 수립하려고 노력하였다. 儒家의 禮治主義에 나타난 큰 특징 중 하나는 군왕중심의 尊王思想이다. 이것은 祭禮에도 반영되어 군왕을 중심으로 제사의 대상과 범위를 차등화시켰고, 非禮에 해당하는 금지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계층 간의 차별을 합리화하고 禮法을 통해 불화를 종식시켰다. 이러한 사상은 禮制를 통해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안정을 도모하는데 목적을 둔다. 『禮記』에 나타난 제례 관련 기술에서도 이러한 내용들이 수없이 나타나는데, 제례의 각 절차와 사용되는 기물 및 장소 등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차등적 규정을 제정하여 계층의 분화를 확고히 하고 있다. 따라서 祭禮는 제사를 주관하는 군왕의 권력을 강화하고, 각종 규범을 통해 계급질서를 공고히 하고 제사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복종을 의무화한다. 祭禮에서 尊王思想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숭대대상의 제한과 강화이다. 祭禮의 숭배대상은 自然神과 祖上神으로 구별된다. 『禮記』에서는 自然神을 숭배할 수 있는 권한을 군왕에게 국한시켰고, 그 휘하의 계층에 대해서는 차등적 규정을 제정하여 계층간의 초월을 금지하였다. 또한 天神 및 地神과 같이 농경사회에서 절대적으로 숭배 받던 대상을 天子만이 숭배할 수 있도록 제한함으로써, 천자의 위엄을 과시하고 신장시켰다. 祖上神에 있어서는 大宗과 小宗의 구별을 엄격히 규정하고, 祖上神에 대한 祭禮를 宗子만의 특권으로 제한하였다. 따라서 혈연관계에 속한 수많은 族人들은 같은 祖上을 모신다는 혈연의식으로 결속됨과 동시에, 조상을 숭배하듯 宗子를 숭배하게 되었다. 군왕은 고정불변의 大宗이자 宗子의 지위를 계승하게 된다. 따라서 조상에 대한 숭배의식이 강화될수록 군왕의 권위는 향상되고, 제사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복종의식도 확고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와 같이 『禮記』에 나타난 尊王思想적 祭禮觀은 제왕중심의 통치체제와 연결되며, 君權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능으로 작용하였다.